와인을 부를 때 어떤 와인은 구세계 old world 어떤 와인은 신세계 new world 와인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와인이 신세계 와인이라고 불리는 걸까요?
신세계 vs 구세계
와인을 신세계와 구세계로 구별짓는 이유는 재배지의 차이입니다. 와인은 기본적으로 유럽에서 재배하고 소비했던 음료였습니다. 그러다 아메리카 대륙을 개척하고 아프리카와 세계 각지에 식민지를 세운 유럽국가들이 와인을 운송하는 걸 넘어서 해당 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양조하기 시작하면서 전통적인 지역과는 전혀 다른 와인들이 나오게 됐는데 이들을 통칭해 신세계 와인이라 부르게 됐습니다.
신세계의 와인 역사
유럽의 포도 품종들은 이미 스페인이 멕시코 등을 점령할 때부터 함께 소개됐습니다. 식민지 건설에는 기독교 전파가 표면적 목적이 됐기 때문에 기독교에 필수불가결한 와인을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해서도 포도 재배는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스페인의 정복자들이 포도를 가져와 심고 나면 이후 다양한 방문자들이 여러 종류의 포도 품종을 가져와 심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전혀 맛볼 수 없었던 해당 지역의 토착 포도로도 와인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16세기부터는 멕시코가 매우 중요한 와인 생산지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멕시코는 포도를 기르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페인 본국의 와인이 멕시코의 와인 때문에 판매가 줄어들자 스페인 국왕은 멕시코 와인의 생산을 중지하라고 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신세계와 구세계 와인의 충돌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습니다. 물론 이러한 명령은 가볍게 무시당했습니다. 보호무역주의에 해당했던 이러한 명령은 스페인 제국이 애당초 강행하지도 않았을뿐더러 효과를 내기도 어려웠습니다.
17세기 무렵 오늘날 볼리비아 지역에서 광산업이 발달해 사람들이 몰리고 와인 수요가 증가하면서 페루 지방에서 와인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칠레에서는 여러 광산을 보호하기 위한 군대가 주둔하면서 이곳에서도 와인의 소비가 꾸준히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이렇게 신세계에서도 종교 제례를 넘어서서 자체적으로 소비하는 와인의 양이 많아졌습니다.
호주에서는 19세기부터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가 시작됐습니다. 19세기 후반에는 이미 와인 품평회에서 프랑스의 와인으로 오해 받을 만큼 수준급의 와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칠레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로부터 여러 품종을 들여오면서 오늘날 칠레의 가성비 좋은 수준급의 와인 양조 토대가 됐습니다.
신세계 와인의 역할
한편, 필록세라phylloxera라고 하는 진딧물의 등장으로 인해 유럽의 와인산업이 휘청일 때 신세계의 포도 품종 덕분에 와인산업이 살아난 적도 있습니다. 19세기말 유럽에는 필록세라 진딧물이 유행하며 상업적으로 포도를 기르던 지역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삽시간에 번지는 해충을 막기 위해 멀쩡한 포도나무도 잘라내야 하는 재앙이었습니다. 이때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생하던 포도나무는 이 해충에 면역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러한 자생 포도나무를 가져와서 여기에 유럽 포도 품종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유럽 포도산업은 가까스로 파멸을 면했습니다.
오늘날 신세계 와인이라고 하면 대부분 미국, 아르헨티나, 칠레,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등을 떠올립니다. 포도 재배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요즘은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맞는 포동 품종을 선별하여 심고 길러서 해당 품종의 향미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와인을 양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말백이나 캘리포니아 진판델 같은 믿고 마시는 품종-지역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5번째로 큰 와인 생산국입니다. 가장 유명한 멘도사 지역을 중심으로 말벡 품종이 인기입니다. 호주는 다양한 유명 와인 레이블을 필두로 가성비부터 프리미엄까지 생산하는 곳입니다. 바로사 벨리의 쉬라, 클레어 벨리의 리슬링 등이 유명합니다. 호주 바로 옆 뉴질랜드에서는 1980년대 이후부터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이라는 공식을 만들 만큼 특색 있고 맛있는 쇼비뇽 블랑을 생산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신세계 와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앞으로 각 지역별로 어떤 와인이 있는지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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