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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

조지아 와인, 고대 와인이자 현대적 와인

by 김주뱅 2023. 1. 23.

그루지야라고 불렀던 조지아는 고대시대부터 와인을 마셨던 지역으로 유명합니다.

 

조지아 와인

 

 

역사

조지아 와인의 역사는 기원전 6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8천 년 전에 야생 포도가 자라던 코카스 지역에서 신석기시대에 와인 양조가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역사학자들이 당시 조지아 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기초적인 와인을 담가 마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고학적 유적지에서 포도 씨와 저장용 항아리(Qvevri 크베브리) 등이 발견되면서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해줍니다. 이 저장용 점토 항아리는 조지아 와인에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데 실제로 고대 시대 사용했던 항아리에서 와인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할 만한 화학물질들이 발견되거나 항아리 장식에 포도나무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 지역에서는 끊임없이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양조해왔습니다. 조지아(당시 콜키스 Colchis)와 접촉했던 그리스의 문헌자료를 보면 그리스 사람들은 조지아의 와인을 특히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콜키스의 와인은 신에게 대접할 만한 와인이라는 묘사와 함께 좋은 와인의 대명사처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7세기부터 다양한 크기의 항아리들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많은 항아리 유적이 발견되는 것은 그만큼 이 지역에서 와인을 양조하는 산업이 융성했다는 근거가 됩니다.

 

이후 기원후 4세기 즈음이 되면 조지아도 기독교를 국교로 삼게 됩니다. 따라서 이때부터 로마와 다른 유럽지역과 같이 와인이 종교적인 의미에서도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습니다. 와인을 담그는 일은 이제 취향이나 상업을 넘어서 의무이자 종교적 책무가 됐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움직임 덕분에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하게 됐습니다. 몽골의 침략에 의해 나라가 짓밟히는 와중에도 와인 양조 기술은 명맥을 이어갔고 여전히 국제적인 명성을 누립니다.

 

20세기 초까지도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누리며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던 조지아 와인은 20세기 중반 조지아가 소련에 편입되면서 큰 변화를 맞습니다. 대량 생산을 위해 토착 포도종 대신 교배종을 심게 된다든지 균일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전통적인 방식 외의 방식으로 와인을 담근다든지 하는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그러나 1991년 조지아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면서 해외에 조지아 와인이 다시 알려지게 됐고 와인의 요람과 같은 이 지역의 와인을 위해 전 세계가 주목하면서 지금은 다시 옛 와인이자 새 와인으로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징

조지아의 와인은 와인이 발생한 기원지답게 다양한 토착 포도 품종을 활용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수백 종의 포도 품종이 조지아의 토착 품종으로 밝혀졌으며 연구가 아직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품종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품종, 낯선 품종으로 빚은 와인은 와인산업이 발전하면서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심지어는 공식에 가깝게 굳어져버린 일부 품종의 독점적 상황에서 세계 와인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맛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크베브리

크베브리라는 점토 항아리에 포도즙과 포도 씨 등 그 찌꺼기를 함께 넣고 몇 개월간 숙성하는 전통 방식으로 빚는 와인 양조 방식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 됐습니다. 이 커다란 점토 항아리를 목 부분까지 땅에 넣고 와인을 발효시키면 우리나라에서 장독에 김치를 넣고 발효시키는 것처럼 온도가 알맞게 유지되면서 발효가 됩니다.

 

이렇게 항아리를 이용해 담근 와인을 다시 빼내고 병입하고 나면, 다 쓴 항아리는 솔과 물을 이용해 깨끗이 닦아 재사용합니다. 이렇듯 크베브리는 와인을 담그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지아에서는 집 한 채 잘 짓는 것보다 좋은 크베브리를 구하는 게 더 어렵다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크베브리는 달걀과 비슷한 모양으로 빚어내는데 아래는 뾰족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뾰족한 모양으로 돼있기 때문에 땅에 묻기도 쉽고 침전물이 아래로 모여 액체는 자동으로 동그란 부분에 담기게 됩니다. 또한 와인이 발효되면서 온도가 오르게 되는데 이렇게 온도 차이가 발생하면서 스스로 대류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와인의 부분 부분이 서로 섞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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