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지구에는 다양한 기후가 존재합니다. 와인의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떼루아 terroir 즉, 기후는 다시 날씨, 토양, 강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토양, 그중에서도 화산 토양 volcanic soil이라고 불리는 토양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화산 토양이 어떻게 와인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와인의 풍미에는 어떤 색깔을 나타나게 할까요? 포도는 다양한 토양에서 자랄 수 있는 만큼 화산 지대에서 자란 포도로 와인을 담근 시도는 시대를 막론하고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발견한 것은 화산 토양에서 자란 포도의 와인은 미네랄리티가 풍부하고(짭조름하고) 복합적 풍미가 난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특징이 나는 걸까요?
토양
먼저 토양의 종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과학적으로 토양을 분류하는 경우 크게 세가지로 나눕니다. 1. 퇴적암 sedimentary 2. 변성암 metamorphic 3. 화성암 igneous.
먼저 퇴적암은 퇴적물이 긴긴 세월 동안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 층층의 땅을 말합니다. 지각 아래로 내려가면 온도와 압력이 높아 변성되어 버리기 때문에 퇴적암은 자연스럽게 지구 표면에 몰려있습니다. 이미 표면에 노출된 채로 유기물이 쌓여 형성됐기 때문에 다른 유기물이 특히 포도나무가 자랄 수 있는 영양분이 풍부합니다. 어떤 영양분이 많이 쌓여있느냐에 따라 와인의 맛이 달라진다고 할 만큼 종류도 다양합니다.
변성암은 먼저 있던 땅이 열과 압력을 받아 화학적으로 변성된 암석을 가리킵니다. 열과 압력으로 눌리다 보니 매우 단단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암석 위에 그대로 뿌리를 내리고 자랄 수 있는 식물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이 변성암이 충분히 부서지거나 무르게 된다면 내부에는 다양한 미네랄이 있기 때문에 와인에 특이한 미네랄리티라는 맛을 부여합니다. 특히 편암 schist나 점판암 slate이 포도나무가 자라기도 비교적 쉽고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맛을 전달합니다.
셋째로 화성암은 마그마가 분출된 후 식으면서 굳은 암석입니다. 화산에서 마그마가 분출되고 나와 식으면서 굳어지는 속도나 굳고 난 후의 특징에 따라 구분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서서히 식어 만들어진 화강암 granite이 많고 제주도에 많은 현무암도 화성암에 속합니다. 아주 높은 온도에서 잼처럼 섞여있던 광물이 온도가 내려가면서 결정이 생기고 그대로 굳어지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중학교 때 배웠던 과학 시간에 나오는 분류입니다. 그러나 과학적인 분류는 암석을 기준으로 나눈 반면 우리가 실제로 만나는 토양은 대부분 세 종류의 암석이 여러 종류로 섞인 토양입니다.
특징
화산 주변에서 발견되는 토양은 일종의 공통적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토론토에서 활동하는 소믈리에 존 스자보 Jhon Szabo는 화산 토양의 특징을 6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풍부한 미네랄 2. 미네랄리티의 균형 3. 배수 4. 부족한 유기 영양분 5. 척박한 환경 6. 포도가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 우리에게는 제주도를 떠올리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토양 구조입니다. 이러한 곳에서는 포도나무를 재배하기 힘듭니다. 물이 쉽게 빠지기 때문에 포도나무가 풍성하게 자라기 힘들고 주변 토양에 광물이 많아 포도열매에 과실향보다는 광물 맛이 나게 됩니다. 유기물이 부족한 토양은 나무를 위한 영양성분이 부족해서 포도열매에 당분이 부족하고 포도알도 자잘하게 맺힙니다. 그러나 이런 척박한 환경이 와인을 담그는 데 있어서는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적어도 독특한 맛을 갖춘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포도열매에 당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산도가 비교적 강조되고 따라서 구조감이 탄탄한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과실향이 덜한 대신 풍부한 미네랄리티를 음미할 수 있는 와인이 됩니다.
산지
전세계적으로 이러한 화산 토양을 갖춘 곳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그런 척박한 곳까지 포도를 재배하는 곳은 역시 지중해 부근이 많습니다. 근래에는 미국 등 신대륙에서도 많이 생산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구대륙 산지를 열거해 보면 이렇습니다. 시칠리아의 에트나 산에서부터 나폴리의 베수비어스 산, 헝가리의 솜로 언덕, 그리스의 산토리니,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와 란사로테 섬 등이 모두 유명한 와인 산지입니다.
오늘은 화산 토양 와인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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